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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고전]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인리히 뵐 - 노벨 문학상 수상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옐로 저널리즘

Book/Classic

by KTC_KANG 2018. 11. 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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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인리히 뵐

- 노벨 문학상 수상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옐로 저널리즘


혹은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


"···그때, 12시가 되어서 난 집으로 왔습니다. 여기저기 더덕더덕 얼룩지고 더러운 아파트에서 난 소름이 끼쳤어요. 초인종 소리가 날 때까지 그저 몇 분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했어요. 권총의 안전장치를 풀고 손에 쉽게 잡히도록 핸드백에 넣어두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요. 그러고 나서 초인종이 울렸고, 내가 문을 열었을 때 그는 이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내 앞에 서 있는 겁니다. 나는 깜짝 놀랐어요. 그때 난 즉각 알아보았어요. 그자가 얼마나 추잡한 놈인지. 정말 추잡한 놈이라는 걸요. 게다가 귀여운 구석까지 있더군요. 사람들이 귀엽다고 할 만한 모습이요. 자, 당신도 사진들을 본 적이 있지요. 그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어이, 귀여운 블룸 양, 이제 우리 둘이 뭐 하지?'라고요. 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거실로 물러나며 피했지요. 그는 나를 따라 들어와서는 말했어요. '왜 날 그렇게 넋 놓고 보는 거지? 나의 귀여운 블룸 양, 우리 일단 섹스나 한탕 하는 게 어떨까?' 그사이에 내 손은 핸드백에 가 있었고 그는 내 옷에 스칠 정도로 다가왔어요. 그래서 난 생각했어요. '어디 한탕 해 보시지, 이판사판이니까.'라고요. 그러고는 권총을 빼 들고 그 자리에서 그를 향해 쏘았습니다. 두 번, 세 번, 네 번. 정확히 몇 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58' 中




지극히 주관적인 별별 랭킹

재미(1~5, 별이 많을수록 재미있다): ★★★★
-> 요즘에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 충분히 공감이 간다.

감동(1~5, 별이 많을수록 감동적이다): ★★
-> 감동적이진 않다.

두께(1~5, 별이 많을수록 얇다): ★★★★
-> 얇은 편.

교훈(1~5, 별이 많을수록 교훈이 있다): ★★★
-> 요즘 같은 시대에 더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고통(1~5, 별이 많을수록 쉽게 읽힌다): ★★★★
-> 재미있게 술술 읽히고, 두께도 얇기 때문에 별 다른 고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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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인리히 뵐 - 노벨 문학상 수장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옐로 저널리즘 독후감 줄거리 요약 서평 
알라딘 교보문고 yes24 인터파크

옐로 저널리즘.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선정적이고 비도덕적인 기사들을 과도하게 취재, 보도하는 경향"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관통하는 가장 큰 줄기라고 할 수 있다. 카타리나 블룸은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에 의해 철저히 유린되고, 여론은 아무런 의심 없이 경거망동한다. 이를 통해, 카타리나 블룸의 명예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정도에 이른다. 이뿐만 아니라, 카타리나 블룸의 신상이 모두 털리게 되었으며, 주변인들에게도 피해가 가는 상황까지 온다. 결국, 카타리나 블룸은 자신을 창녀 취급하는 기자를 총으로 쏴 죽이고, 경찰에 자수하게 된다.



이 모든 사건은 카타리나 블룸이 루트비히 괴텐이라는 남자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카타리나 블룸은 그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었고, 그를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와 함께 밤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그날 새벽에 그가 쫓기는 몸임을 알게 되었고, 그녀는 아파트의 비밀통로를 통해 그를 탈출시킨다. 이 사건으로 인해 그녀는 경찰 및 검찰 조사를 받게 되고, 언론 보도에 오르내리게 된다. 하지만 언론 보도는 사실을 편집, 왜곡, 과장하여 자극적으로 진행되었고, 여론은 그녀를 '창녀' 취급하며 아무렇지 않게 그녀의 인격을 죽여버린다. 또한, 여론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언론 보도는 점점 더 자극적으로 편집되었고, 기자들은 취재 윤리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밀실을 서슴없이 파고들었다. 이야기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파국으로 끝난다.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은 황색 언론의 폐해에 대해서 비판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작가 역시 이를 염두에 두고 썼으며,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언론보다는 여론에 주목하고 싶다. 언론에 대한 비판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현 시점에서는 여론의 책임이 더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이 쓰여진 시대에서는 여론이 사실에 대한 검증을 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었다. 아니, 전무했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관계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생업이 있는 일반 대중들에게 이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다르다. 인터넷이 발달되어 있어 검색 몇 번이면 진위 여부를 금방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의무교육의 발달로 일반 대중들의 교육 수준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므로 현 시대의 여론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언론에 의해 진실이 편집되고 왜곡되는 것을 충분히 가려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학 진학률이 80%에 육박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여론의 경거망동에 의해 선량한 피해자가 등장하기도 한다. 아니, 생각보다 자주 등장한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물론, 국민들의 전체 여론이 아닌 일부 집단의 여론에 의한 피해자인 경우가 많지만, 상당히 발전된 현 시대의 상황을 볼 때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김포맘카페 사건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아동학대 행위가 실제 있었는지 여부는 차치하고, 직접 본 것도 아닌 다른 사람에게 들은 내용을 토대로 작성된 글로 인해 어린이집 교사에 대한 무분별한 신상 털기와 원색적인 비난이 자행됐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 않는다. 이 외에도, 세모자 사건이나 태권도 맘충(맘충이란 말이 거슬릴 수도 있으나, 이 사건을 지칭하는 다른 말이 없어 불가피하게 사용하였습니다)  사건 등 사실 관계 확인 없는 여론의 행동이 선량한 피해자를 낳은 사건은 수도 없이 많다.


이러한 여론의 경거망동은 이 책의 배경과는 달리 실시간으로 직접적으로 피해자를 낳는다. 이는 여론이 보다 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느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인터넷의 발달로 사실 검증이 수월해진 것과 동시에 피해자를 매장시키는 것도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칼은 어떻게 사용하는 가에 따라 누군가를 죽일 수도, 누군가를 살릴 수도 있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국내도서
저자 : 하인리히 뵐(Heinrich Boll) / 김연수역
출판 : 민음사 200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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