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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제] 한미 FTA 재협상 환율 합의 논란

Issue & Knowledge/Economy

by KTC_KANG 2018. 11. 2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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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제

한미 FTA 재협상 환율 합의 논란

- 경쟁적 평가절하, 환율조작, 플라자 합의란?

"이 글은 3월 29일 작성된 글이며, 블로그 이전을 위해서 가져온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철강 관세와 자동차. 지금까지 한미 FTA의 화두였다. 자동차는 많은 부분 우리가 양보하였으나, 철강 관세를 막았다는 점에서 한미 FTA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이전 한미 FTA를 통해 우리가 얻은 이익이 상당했기 때문에, 재협상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만큼 이전 협상이 우리에게 좋았었고, 그것은 반대로 미국에게는 안 좋았다는 뜻이었다. 결국, 트럼프가 우리나라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여 어느정도 자국의 이익을 취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오늘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보도자료에는 충격적인 소식이 담겨있었다. 한국과 미국이 경쟁적 평가절하(Competative Devaluation)와 환율조작(Manipulation)을 금지하는 조항에 대한 합의에 들어갔다는 소식이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측은 "한미 FTA와 환율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고, "미국 정부에 한미FTA 결과 발표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라고 밝혔다. 어느 쪽이 사실일 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미국 측으로부터 이러한 이야기가 나온 것 자체가 우리가 반길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이러한 논의가 있었을 수도 있고, 미국이 다음 수를 위한 포석을 깔아두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수는 우리나라에게는 극히 치명적이다.





경쟁적 평가절하?

미국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경쟁적 평가절하와 환율조작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 말 그대로, 경쟁적 평가절하는 경쟁적으로 평가절하 하는 것을 의미하고 환율조작은 환율을 조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평가절하라는 것은 자국 화폐의 가치를 낮추는 것이다. 보통 무역 적자국이나 수출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목적으로 자국의 화폐 가치를 절하하는데, 자국의 화폐 가치를 절하하게 되면, 자국통화표시환율이 올라가게 되고 이는 자국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시켜 수출을 촉진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펜 한 자루가 $1라고 하자. 우리나라는 펜을 \1000에 판매한다. 이 때 환율이 $1 = \1000이면 우리나라 펜을 미국에 수출하면 $1의 가격이 된다(관세를 포함한 모든 수출 비용이 없다고 가정). 미국에서 만든 펜이 $1이고 한국에서 만든 펜이 $1이면, 미국 사람들은 당연히 미국에서 만든 $1를 살 것이다. 한국 펜의 품질이 훨씬 뛰어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미국 펜의 품질이 더 뛰어날 가능성이 높다. 같은 상황에서 $1 = \2000으로 환율이 2배 올랐다(보통 이런 경우는 외환위기 말고는 없겠지만 극적인 가정). 이 때 미국에서의 우리나라 펜은 $0.5로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 수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의 품질이 뛰어나 가격을 내리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도 환율 상승으로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 펜의 가격을 $1로 유지한다고 하자. 이 때, 펜을 한 개 팔면 우리나라 돈으로 \2000을 얻게 된다. 환율이 오르기 전에는 \1000을 얻었다. 수익이 2배로 뛴 것이다.



이러한 이점을 위해 자국 화폐의 가치를 절하하고, 무역 상대국이 평가절하를 하자 다른 나라가 또 평가절하를 하고. 무역 대상국이 서로 경쟁적으로 평가절하 하는 것을 경쟁적 평가절하라고 한다. 그리고 경쟁적 평가절하는 환율조작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환율조작은 딱히 설명할 게 없어서 그냥 넘어간다. 환율조작은 환율조작이다.

물음표

플라자 합의?

관련 뉴스를 보다보면 플라자 합의(Plaza Agreement)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듣기로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원인이라고는 하는데... 플라자 합의는 1985년 미국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서 당시 G5(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가 모여서 한 합의를 의미한다. 당시 미국은 대규모의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었고, 특히 대일 적자가 429억(1985년 기준)에 달할 정도였다. 이에 따라 미국이 세계 경제를 위해(정확히는 미국 경제를 위해서...) 환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요청하였고, 독일 마르크화와 일본 엔화의 평가 절상을 요구하였다.



이러한 플라자 합의로 인해 달러는 약 10~12% 정도 절하 되었고, 엔 달러 환율은 260엔(합의 전)에서 150엔 정도까지 곤두박질 쳤다. 약 100엔 정도가 순식간에 빠진 것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위에서 보았다시피, 환율은 수출 가격 경쟁력에서 큰 역할을 한다. 더 이상 세계 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없어졌고, 비슷한 가격이면 훨씬 품질 좋은 미국제 제품을 살 수 있었다. 또한,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 대만 등의 신흥국 제품을 살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장기 호황은 막을 내렸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장기 불황으로 돌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장기 불황은 20년이 넘게 지속되었다.

그래프

끝으로...

이처럼 환율은 나라 경제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하나의 합의로 인해 20년을 고생할 수도 있고, 하나의 합의로 인해 엄청난 무역 이익을 벌어들일 수도 있다. 물론, 미국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어떤 것이 중요하지 않은 지는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나라 경제 관료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무려 행정고시를 통과하신 분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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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제] 한미 FTA 재협상 환율 합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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