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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사회] 은하선 연세대 강연 논란 그리고 총여학생회 퇴진 및 재개편 운동 - 대학가 페미니즘

Issue & Knowledge/Society

by KTC_KANG 2018. 8. 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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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만난세계출처: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 페이스북

은하선 연세대 강연 논란

그리고 총여학생회 퇴진 및 재개편 운동

- 대학가 페미니즘

"이 글은 5월 25일 작성된 글이며, 블로그 이전을 위해서 가져온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대자보1

대자보2

대자보3은하선씨의 초청 강연을 반대하는 대자보 페이스북 캡쳐


지난 24일 연세대학교 위당관에서 '대학 내 인권활동과 백래시'를 주제로 섹스 칼럼니스트 은하선씨가 강연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와 제 2회 인권축제 기획단의 주관으로 열린 이번 강연은 연사가 은하선씨임이 밝혀지자 일부 연세대 학생들이 강연자의 자질을 문제 삼았고, 이에 은하선씨의 강연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1300여명의 반대 서명을 받아냈다. 또한 학교 측과도 연락하여 학교 측이 기존의 강연 장소였던 백양누리의 대관을 취소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백양누리에서 열리기로 되어 있던 강연은 위당관의 한 강의실에서 열렸으며, 이 소식을 접한 일부 학생들이 강의실 앞에서 강연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하였다. 강연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강연은 끝까지 진행되었으며 강연이 끝난 후 지금까지도 논란이 계속되고 추가적인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제 29대 총여학생회 퇴진 및 총여학생회 전면 재개편 추진단'(이하 '추진단')을 조직하였으며, "'총여학생회'의 명칭을 '학생인권위원회(가제)로 변경", "'학생인권위원회'의 구성원을 '여학생'에서 '연세대학교에 재적 중인 학부생'으로 확장", "'학생인권위원회'의 투표권을 '여학생'에서 '연세대학교에 재적 중인 학부생'으로 확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관련한 서명운동을 진행하여 25일 하루만에 2,000여 명(재⋅휴학생)의 동의를 얻었다. 일부 언론 등이 이를 '총여학생회 폐지'라고 프레이밍하고 있는데 이들의 정확한 요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현(現) 총여학생회의 퇴진과 총여학생회의 개편'이다.



은하선씨의 자격 논란



먼저, 강연을 반대하는 학생들이 제기한 논란이다. 은하선씨의 과거 발언이나 행동 등이 건학 이념에 위배되고 인권축제 행사 및 강연 주제에 대해서도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연세대의 건학정신과 이념은 다음과 같다.

건학이념연세대학교 홈페이지 캡쳐


"연세대학교는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성경말씀(요한복음 8:31~32)을 바탕으로 진리와 자유의 정신을 체득한 지도자를 양성한다."


"연세대학교는 기독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진리와 자유의 정신에 따라 사회에 이바지할 지도자를 기르는 배움터이다. 연세인은 겨레와 인류의 문화유산을 이어받고 창의력과 비판력을 길러 학문의 발전을 이끌어간다. 또한 정의감과 기백을 드높이고 열린 마음으로 이웃을 위해 봉사하며, 인류의 번영에 이바지한다. 우리 연세인은 이러한 사명을 깊이 새겨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연세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지도적 역량을 힘껏 발휘한다."



위의 전문을 굳이 읽어보지 않더라도 연세대는 기독교 선교사에 의해 설립된 학교이며, 설립자의 뜻에 따라 학생들은 채플과 기독교 강의를 들어야 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성격을 지닌 연세대에서 진행되는 강연의 연사로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형상을 한 여성 자위 기구'를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사람을 초청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총여입장문총여학생회 입장문

이러한 은하선씨의 자격 논란에 대해 총여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5월 인근의 대학교에서 예정 중이던 강연이 취소된 은하선씨가 이러한 주제를 전달하는 데에 있어서 시의적절하며 적합한 인사", "논쟁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다양성이 담보된 채 다양한 담론들이 오갈 수 있어야 하는 대학에서 충분히 논의해볼 수 있는 사실들이라고 판단했다" 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학생들을 이해시키고 납득시키는 데에는 그리 효과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여성주의는 취소될 수 없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총여학생회 측이 1300여명의 강연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강연을 밀어붙인 이유가 "여성주의는 취소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학생들의 반대 의견을 완전히 잘못 해석한 생각이다. 강연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은하선씨가 진행하는 강연에 대한 반대'를 한 것이지, '여성주의 및 여성주의 강연에 대한 반대'는 아니었다. 학생들이 올린 대자보의 내용을 보더라도 이를 알 수 있다. 학생들은  "은하선 씨 이외에도 여성주의에 대해 더 박식하시고 사회적으로 존경받으시는 강연자가 다수 있을 것입니다.", "인권 강연으로서의 목적에 알맞지 않습니다." 등과 같이 말하며 은하선씨가 하는 강연에 대해 반대한 것일 뿐이고, 그러므로 이를 여성주의에 대한 반대로 모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추가로, 학생들은 "학우 간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채 연세대학교를 대표하여 열린 강연은 취소되어야 합니다.", "총여학생회는 해당 강연을 기획하며 불분명한 의견 수렴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라고 주장하며 강연을 추진의 과정과 절차에 대해서도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총여학생회는 "총여학생회의 소통과 피드백이 원활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 사과"하며 "연서명을 진행하시던 학우분들에게 대화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공개적인 입장문을 통해 한 것이 아니기 떄문에 의사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학생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총여학생회 집행부원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 모집하여 신청하신 기획단원들 간에 합의가 완료되었던 사항이었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하였고 "반대 서명을 진행하시던 개인과 단체와 의견을 교환하기도 하였다"며 해명했다.



반대 서명을 진행했던 학생에 따르면 총여학생회의 입장은 "강행하겠다" 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반대하는 학생들이 강연을 반대한다고 전달했고, 총여학생회는 강행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니 서로 의견 교환이 되었다고 볼 수도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강연 추진 과정에서의 학생들의 의견 수렴과 관련하여, 총여학생회 집행부원과 인권축제 기획단원들의 수와 강연에 반대했던 1300여 명을 비교해볼 때 '과연 이것이 적절한 해명인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연세대 총여학생회 폐지 논란

재개편서명총여학생회 퇴진 및 재개편 요구 서명운동 대자보

현재 일부 언론들과 페미니스트들이 "연세대 학생들이 총여학생회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라고 잘못된 루머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앞서 이야기했듯 사실이 아니다. 추진단의 정확한 명칭은 '제 29대 총여학생회 퇴진 및 총여학생회 전면 재개편 추진단'이다. 그러므로, 총여학생회 폐지가 아니라 퇴진 및 재개편이 맞는 표현이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5월 24일에 있었던 총여학생회가 주최한 강연은 독단 행위", "권력분립은 권력의 집중과 남용에 의한 구성원들의 자유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치적 기본 권리", "'총여학생회의 재개편'" 등이다.



이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총여학생회의 재개편'이다. 


'총여학생회'의 명칭을 '학생인권위원회(가제)'로 변경

'학생인권위원회'의 구성원을 '여학생'에서 '연세대학교에 재적 중인 학부생'으로 확장

'학생인권위원회'의 투표권을 '여학생'에서 '연세대학교에 재적 중인 학부생'으로 확장



사실, 총여학생회에 대한 문제 제기는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총여학생회의 재원은 학생회비를 통해 충당되며 학생회비는 자율경비선택을 통해 성별에 상관없이 납부한다. 그러나 총여학생회에 대한 선거권과 피선거권은 여학생에게만 보장되어 있으며, 남학생은 이를 가질 수 없다. 남학생들에게도 돈을 받으면서 어떠한 권리도 주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심지어, 법적 성별이 남자라면 성소수자라고 하더라도 총여학생회에 대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 총여학생회가 여성 및 성소수자에 대한 권리 향상을 위한 단체임을 고려한다면, 이는 단체의 성격과도 맞지 않다. 이외에도 혐오, 부정선거 논란, 투명하지 못한 회계 등 여러 논란 및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사실 관계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이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이렇듯, 이번 퇴진 및 재개편 요구는 단순히 '여성주의에 대한 백래시'가 아닌 1300여 명의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 총여학생회의 불통으로 촉발된 현(現) 총여학생회의 퇴진 요구와 이와 더불어 과거부터 누적되어 있던 총여학생회의 구조적 문제에 따른 총여학생회의 재개편 요구라고 볼 수 있다.


추가적인 논란

연세대학교 단과대 학생회 단톡방 몰카 사건

카톡

카톡1

카톡3


추가로, 24일 위당관 앞에서 강연 반대 시위를 하던 남학생들의 사진을 찍어 한 단과대의 학생회 카톡방에 올리고 "한남충" 등의 비하 발언을 사용하며 학생들을 조롱한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학생의 권리를 대변해야 할 학생회의 일원이, 그리고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하며 인권 축제를 통해 열린 초청 강연 '대학 내 인권활동과 백래시'를 들은 사람이, 시위자들의 몰카를 찍고 이를 단톡방에 공유하고 조롱하며 인권을 철저히 유린한 이번 사건은 정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아직 이에 대해 해당 단과대로부터 공식적인 입장(현재 단과대 회장의 입장은 나온 상태)은 나오지 않고 있으며, 카톡방에 사진을 올린 사람은 직접 "자신은 사과할 생각이 없다"라고 밝혔다.

반응

이 외에도 정말 수많은 논란들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다. 어떻게 될지 나도 궁금



끝으로...

추진단입장문1

추진단입장문2추진단입장문

총여학생회가 25일날 낸 입장문을 통해 추진단과의 대화를 요구했고, 이에 추진단이 대화를 받아들인 상태이다. 또한, "총여학생회가 이전과는 달리 진정성 있는 대화 의지를 먼저 보여주고, 진심어린 자세로 연세대학교 학생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같이 해결할 것을 역으로 제안"하였으며, 이것이 "인권 운동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과 "사실관계에 기반한 논의", "1300여 학우의 의견이 묵살된 것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했다.



결국, 총여학생회와 추진단의 대화가 끝나봐야 윤곽이 잡힐 것 같고, 기말고사와 종강 등의 변수도 있으므로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보아야 한다는 틀에 박힌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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