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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국소설] 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 독후감, 줄거리, 요약, 한국소설 대표 작가, 일제강점기 배경 소설

Book/Novel

by KTC_KANG 2018. 9. 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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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약국의 딸들

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 독후감, 줄거리, 요약, 한국소설 대표 작가, 일제강점기 배경 소설




"통영은 다도해 부근에 있는 조촐한 어항이다. 부산가 여수 사이를 내왕하는 항로의 중간지점으로서 그 고장의 젊은이들은 '조선의 나폴리'라 한다. 그러니만큼 바닷빛은 맑고 푸르다. 남해안 일대에 있어서 남해도와 쌍벽인 큰 섬 거제도가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현해탄의 거센 파도가 우회하므로 항만은 잔잔하고 사철은 온난하여 매우 살기 좋은 곳이다. 통영 주변에는 무수한 섬들이 위성처럼 산재하고 있다. 북쪽에 두리미 모고만큼 좁은 육로를 빼면 통영 역시 섬과 별다름이 없이 사면이 바다이다. 벼랑가에 얼마쯤 포전이 있고 언덕배기에 대부분의 집들이 송이버섯처럼 들앉은 자세는 빈약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주민들은 자연 어업에, 혹은 어업과 관련된 사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일면 통영은 해산물의 집산지이기도 했다. 통영 근처에서 포획하는 해산물이 그 수에 있어 많기도 하거니와 고래로 그 맛이 각별하다 하여 외지 시장에서도 비싸게 호가되고 있으니 일찍부터 항구는 번영하였고, 주민들의 기질도 진취적이며 모험심이 강하였다."

『김약국의 딸들』 '통영' 中




지극히 주관적인 별별 랭킹

재미(1~5, 별이 많을수록 재미있다): ★★★
-> 통영을 묘사하는 수준이 놀랍지만, 재미는 잘 모르겠다.

감동(1~5, 별이 많을수록 감동적이다): ★★
-> 약간의 감동이 있기는 하다.

두께(1~5, 별이 많을수록 얇다): ★★★
-> 두껍지 않고 적당하다.

교훈(1~5, 별이 많을수록 교훈이 있다): ★★★
-> 일제 강점기 급변하는 시대에서 구세대와 신세대의 갈등을 엿보기에 좋은 작품이다.

고통(1~5, 별이 많을수록 쉽게 읽힌다): ★★★
-> 사실, 아무런 어려움 없이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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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아름다운 풍경과 같이 따뜻하고 포근한 가족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김약국집 딸들은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고, 머리와 가슴, 더 나아가 온 몸으로 받아들여도 모자란 그러한 이야기였다. 통영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시작하는 도입부는 초반에 가졌던 나의 기대를 증폭시켰으나, 높이 올라간 기대는 올라간 만큼의 중력 가속도가 더해져 나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이 책을 처음 알게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알쓸신잡' 통영 편에서 김영하 작가가 이 책을 읽는 것을 보게된 것이 이 책을 알게된 계기였는데, 화면에 담긴 통영의 아름다움에 심취하여 통영을 배경으로한 이 소설 역시 아름다울 것이라 짐작했던 것 같다. 이렇게 생긴 짐작은 통영을 묘사한 도입부를 지나며 커졌고, 이 책을 다 읽었을 때는 이미 충격에 휩쌓인 후였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은 김약국집을 배경으로 한다. 김약국은 구한말 약국을 맡아 운영하던 중인 계급의 사람이며, 성격이 올곧고 가부장적인 봉건적 인물의 표상이다. 이 작품에서 등장인물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듯 보이는데, 작품 안에서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대표-이러한 등장인물들을 지칭하는 표현을 고등학교 때 배운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약국을 포함한 한실댁, 이중구 등의 부모 세대 등장인물들이 봉건적 인물을 대변한다면, 김약국의 둘째 달 용빈, 용빈과 사촌 관계인 정윤과 태윤, 이중구의 아들 홍섭 등 자녀 세대는 근대적 인물을 대변한다. 작품에서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은 봉건적 가치와 근대적 가치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 사건(주로 김약국집의 불행)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극명히 다르기 때문에 여기서 오는 갈등이라고 할 수도 있다. 사실, 부모 세대의 권력이 자녀 세대보다 월등히 크기 때문에 거의 모든 일은 부모 세대의 뜻에 따라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를 갈등이라고 지칭하기에는 조금 시원치 않지만, 자녀 세대는 소극적이든 적극적이든 자기 나름의 반항을 통해 이에 저항한다. 예를 들면, 용빈이가 부모의 뜻에 따르지 않고 결혼을 계속 미룬다든지, 태윤이가 집을 나와 독립운동을 한다는지 하는…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계층간 갈등뿐만 아니라, 세대 내의 갈등 또한 점철된다. 부모 세대 내의 봉건적 기득권층인 김약국 일가와 새로이 부를 축적한 근대적 기득권층인 이중구 일가의 갈등이 대표적인 부모 세대 간의 갈등이며,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념 갈등을 보이는 정윤과 태윤, 기독교와 사회주의의 이념 갈등을 보이는 용빈과 태윤 등 다양한 계층의 갈등이 다각도로 발생한다.



"배 한 척이 없어졌다고 아저씨 댁이 망하기야 할까마는, 밤낮 그 유족들이 와서 벌통을 쑤셔놓은 듯 와글거리니 골칫덩어리지."

"그야 할 수 없지요. 생활보장은 해주어야지요."

정윤은 고개를 들고 태윤을 쳐다본다.

"야, 그 싱거운 소리 하지 마라. 백만장자라도 못 당하겠다."

"그럼 가족들은 모두 굶어 죽어도 상관없단 말이오?"

힐난조다.

"다 살게 마련이지. 죽은 뱃놈의 가족 치다꺼리까지 하려다간 어장 해먹을 사람은 없을 게다."

정윤은 다시 손톱을 톡톡 자른다.

"형은 언제부터 부르즈아 편이 되셨던 가요?"

"날 때부터지. 개인의 능력은 개인의 소유거든. 그러나 딱하게도 나는 지금 빈털터리다."

"가까운 장래에는⋅⋅⋅⋅⋅⋅ 그렇게 된다 그 말씀이군."

태윤은 콧구멍으로 연기를 내뿜으며 한껏 비꼬아준다.

"아암, 물론이지. 내 능력을 총동원하여 잘살아보겠다. 가난뱅이들한테 뽐내보는 거지."

농담인지 진담인지 엷은 미소를 띠었다.

"비굴에서 시작된 에고이즘이군. 형은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다."

태윤은 담배를 비벼 끄고 반듯이 드러눕는다.

"나는 너처럼 이상주의자도 아니고 사회개혁론자도 아니다. 말하자면 너처럼 허풍쟁이가 아니란 말이다. 실상 너는 사상이니 뭐니 하지만 자신은 지리멸렬이다. 모순덩어리다. 너의 이상이라는 건 자가당착의 표상이란 말이야. 나는 그게 우습다는 거다."

『김약국의 딸들』 中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점철된 갈등은 일제 강점기 근대화와 함께 급변한 사회의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봉건적 가치와 근대적 가치가 충돌하고,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충돌하며, 신분과 돈이 충돌한다. 이 갈등은 작품을 더욱 흥미롭게 하는 요소가 되어 주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상황과 맞지 않은 면이 많아 책을 교과서에서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교과서에서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은 썩 반갑지는 않은데, 유희를 위한 독서에는 그리 맞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수험생도 아니고 작품에 나오는 갈등을 하나 하나 분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물 흐르듯이 독서가 진행되어야 하는데 갈등에서 나오는 필연적인 거부감이 자꾸만 이를 막는다. 만약,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 현대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살아본 적도 없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그 거부감은 더욱 심해진다. 대표적으로, 가부장 적인 남자들의 태도와 자유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억압된 여자들의 삶 등이 내게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인데, 김약국 일가의 불행은 사실 여기서 모두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러한 거부감에 대해서 미리 인식한다면 좋은 독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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