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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국소설] 흰(The Elegy of Whiteness), 한강 - 한강 소설, 독후감, 서평, 책 소개, 감상문

Book/Novel

by KTC_KANG 2018. 10. 2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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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흰(The Elegy of Whiteness), 한강

한강 소설, 독후감, 서평, 책 소개,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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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마. 죽지 마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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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주관적인 별별 랭킹

재미(1~5, 별이 많을수록 재미있다): ★★
-> 잘 모르겠다...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 할 듯.

감동(1~5, 별이 많을수록 감동적이다): ★★
-> 잘 모르겠다...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 할 듯.

두께(1~5, 별이 많을수록 얇다): ★★★★
-> 두껍지 않다.

교훈(1~5, 별이 많을수록 교훈이 있다): ★★
-> 잘 모르겠다...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 할 듯.

고통(1~5, 별이 많을수록 쉽게 읽힌다): ★★
-> 어렵다... 뭘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한국소설 베스트셀러 한국소설 베스트셀러  흰  독후감 채식주의자

한국소설 베스트셀러 한국소설 베스트셀러 채식주의자 흰 독후감 줄거리
백지에 힘껏 눌러쓴 한강의 '흰'에 관한 이야기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재밌으려고, 슬프기 위해, 아픔을 이겨내려고, 위로 받기 위해 등등 감정적인 이유가 될 수도 있고, 지식을 위해,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지적여 보이려고, 스펙을 위해, 미래를 위해 등등 현실적인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책을 선택하는 기준 또한 정말 다양하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작가가 마음에 들어서,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서, 베스트셀러 혹은 스테디셀러여서, 표지 디자인이 예뼈서, 그냥 등등 역시 온갖 것이 책을 선택하는 이유가 된다.



이렇게 많은 이유 중에서,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세 가지이다. 하나는 제목. '흰'. "눈이나 우유의 빛깔과 같이 밝고 선명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이 한 글자의 형용어는 세상 모든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느낌이다. 역설적으로, 작은 공간에 상상할 수도 없는 많은 것들을 담아두는 블랙홀과 같게 느껴진다. 흰. 흰색. 하얀색. 눈. 천사. 빛. 많은 것들이 하얗다. 그러나, 그것들의 속성은 모두 제각각인데, 어떤 것은 차가우며, 어떤 것은 따뜻하고, 어떤 것은 안정감을 주며, 어떤 것은 무섭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함축되어 있는 것 같아, 이 제목에 끌렸다. (개인적으로, 한 글자의 단어를 좋아하기도 하고... 외 자는 뭔가 있어보인다.) 영어 제목 역시 마음에 들었다. 『The Elegy of Whiteness』. 백(白)의 비가. 무엇인가 슬퍼 보이고, 왠지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또한, 흼과 슬픔이 결합하니, 단순한 슬픔이 아닌 신성하고 몽환적인 신비로운 슬픔이 느껴질 것 같았다.



다른 하나는 표지이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약간 구겨진 하얀 천 같다. 이 역시 뭔지 모를 '있어보임'을 주며, 간결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책을 읽고나서 표지를 다시 보니, 이 표지가 의미하는 것은 '배내옷'이었다. 고통의 순간에서도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만들었던 배내옷. 하지만, 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한 순간에 수의로 변한 배내옷. 짧은 생을 마감한 아이와 같이 짧은 생을 마감한 배내옷. 책을 읽고난 후에는 처음 표지를 본 느낌과는 전혀 다른 정반대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은 바로 작가, '한강'이다. 2007년에 발표한 소설, 채식주의자를 통해 2016년 맨부커상을 받으며 한국에 신드롬을 일으킨 작가. 제목, 표지, 작가 삼위일체가 이루어진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처음 기대와는 달리, 책을 읽고난 나의 머릿속은 온통 '물음표'였다. 단순히 슬픈 느낌이 있는 것은 알겠고, 하얀색이 어떤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것 또한 알겠으나, 정작 이 작품이 무엇을 의도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내가 아직 한국식 문학 교육의 틀에서 못 벗어난 것 일 수도 있겠으나, 재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교훈을 주는 내용도 아니고, 어떤 지식을 전달해주는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그냥 물음표였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한 여자이다. 그녀는 맏이이며 아래로는 남동생이 있다. 혹은 그녀는 셋 째이며, 남동생이 넷 째이다. 그녀에게는 언니와 오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언니는 세상의 빛을 본지 하루도 채 안 되서 죽었다. 어떠한 이유인지는 정확히 언급되지 않지만, 어머니가 스스로 탯줄을 자를 정도로 열약한 환경이었고 조산이 겹쳐, 아이가 건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아이는 '배내옷'의 주인이자, '수의'의 주인이다. 그녀의 오빠는 뱃 속을 나온지 두 시간도 안 되서 죽었다. 첫 아이보다 더 일찍나온 두 번째 아이는 눈 한번 떠보지 못한 채 죽어갔다고 한다. 오빠에게는 미안하지만, 『흰』은 배내옷을 입은지 얼마 안되어 수의를 입은 그 아이에 대한 비가이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그 아이에게, 그 아이가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그녀가, 보여주고 싶어하는 밝고 선명한 것, 세상 모든 흰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모든 흰

당신의 눈으로 흰 배춧속 가장 깊고 환한 곳, 가장 귀하게 숨겨진 어린 잎사귀를 볼 것이다.

낮에 뜬 반달의 서늘함을 볼 것이다.

언젠가 빙하를 볼 것이다. 각진 굴곡마다 푸르스름한 그늘이 진 거대한 얼음을, 생명이었던 적이 없어 더 신성한 생명처럼 느껴지는 그것을 올려다볼 것이다.

자작나무숲의 침묵 속에서 당신을 볼 것이다. 겨울 해가 드는 창의 정적 속에서 볼 것이다. 비스듬히 천장에 비춰진 광선을 따라 흔들리는, 빛나는 먼지 분말들 속에서 볼 것이다.

그 흰, 모든 흰 것들 속에서 당신이 마지막으로 내쉰 숨을 들이마실 것이다.

-『모든 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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